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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바둑 팬들과 영화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영화 **'승부'**가 마침내 극장에서 공개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스포츠 영화가 아닌, 실존 인물인 조훈현과 이창호라는 바둑 전설의 관계와 감정을 정면으로 다룬 감정 드라마로, 공개 전부터 수많은 화제를 불러왔습니다.
특히 유아인 배우의 출연으로 인한 논란과 함께 과연 그의 출연분이 편집 없이 담겼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유아인은 통편집 없이 등장하며, 이창호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스크린을 장악했습니다.
바둑 전설의 실화가 만들어낸 스토리의 무게감
‘승부’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입니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대한민국 바둑계를 지배했던 두 인물, 조훈현과 이창호의 사제 관계는 이미 전설처럼 회자되어 왔습니다. 조훈현은 한 행사장에서 우연히 어린 천재 바둑소년 이창호를 발견하고, 곧바로 제자로 받아들이며 같은 공간에서 생활을 시작합니다.
스승 조훈현은 열정적이고 직선적인 공격형 스타일을 가진 반면, 제자 이창호는 철저하게 분석하고 침착하게 두는 방어적인 대국 스타일을 지녔습니다. 이 상반된 성격과 실력은 갈등을 불러오고, 동시에 둘 사이의 긴장감 있는 관계를 점점 깊어지게 만듭니다. 결국 이창호가 스승을 넘어서며 벌어지는 감정의 충돌은 단순한 승패를 넘어 인간 관계의 본질을 건드리는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관객의 가슴을 파고듭니다.
연기력이 만들어낸 감정의 입체감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배우들의 연기력입니다. 조훈현 역을 맡은 이병헌은 실제 인물의 말투, 손동작, 심지어 다리 떠는 습관까지 완벽히 재현해내며 실화 영화의 현실감을 극대화했습니다. 특히 바둑판 위에서 감정이 조금씩 일렁이는 순간들, 미세한 입꼬리의 움직임 하나하나까지 디테일하게 담아낸 장면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유아인 역시 ‘돌부처’라 불리는 이창호의 무표정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사실적으로 표현해냅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지만, 속에서 격하게 흔들리는 내면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하면서 이창호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데 성공했습니다.
조연들의 연기도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조우진은 두 사람 사이에서 갈등을 조율하는 조력자 역할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았고, 문정희는 조훈현의 아내로서 가족과 제자 사이에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디테일로 완성한 1980~90년대 바둑계의 재현
‘승부’는 단지 인물의 감정만을 강조하는 드라마가 아닙니다. 시대의 분위기와 당시 바둑계의 열기를 그대로 재현한 고증 역시 뛰어납니다. 1980~90년대의 바둑 대국 장면, 세트, 소품, 신문 1면까지도 정교하게 복원되어, 당시를 직접 기억하는 관객에게는 그리움과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가 되고, 젊은 세대에게는 한 시대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줍니다.
특히 바둑이라는 종목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관객을 위해 자막, 중계 해설, 시각적 표현 등을 적극 활용하여 이해도를 높인 점이 인상 깊습니다. 덕분에 바둑을 전혀 몰라도 이야기의 흐름을 쉽게 따라갈 수 있으며, 영화의 몰입도를 떨어뜨리지 않습니다.
쿠키 영상 유무와 관람 포인트 정리
많은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시작되면 바로 퇴장하셔도 괜찮습니다. 그만큼 영화 자체로 충분한 여운을 남기며 끝나기 때문입니다.
관람 포인트는 명확합니다.
바둑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더라도, 인간의 감정과 관계, 승부와 성장의 긴장감만으로 충분히 몰입할 수 있습니다. 스승을 뛰어넘는 제자의 감정선, 승리에 가려진 좌절과 고뇌, 그리고 마침내 맞서는 순간의 긴장감은 바둑이라는 소재를 넘어 보편적인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조훈현과 이창호의 현재 근황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 만큼, 관객들은 영화가 끝난 후 실제 인물의 현재 모습에 대해서도 궁금해합니다.
- 이창호는 현재 만 49세로, 바둑 랭킹 99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한국기원 이사직을 맡으며 여전히 바둑계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 조훈현은 71세로, 은퇴 후 국회의원으로 정계 활동을 하며 대중 강연과 책 집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를 계기로 다시 한 번 그들의 이름이 대중 앞에 오르게 된 셈이죠.
‘승부’는 바둑 영화가 아니다. 감정의 영화다
결론적으로, ‘승부’는 바둑을 빌려 인생의 깊은 감정, 관계, 경쟁, 성장, 고통, 화해를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승부’라는 단어는 단지 승자와 패자의 구도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감정을 마주하는 용기, 관계를 이어가는 노력, 그리고 자신을 넘어서기 위한 치열한 내면 싸움이 이 영화의 진짜 승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정의 무게가 묵직한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에 몰입하고 싶은 분,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력만으로도 압도당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반드시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이병헌과 유아인의 연기는 단순히 '역할을 소화한 수준'을 넘어서, 실제 인물의 감정과 역사를 오롯이 전달하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스크린 속에서 흐르는 그 감정선은, 아마도 관객 각자의 기억과 마음에 깊게 남게 될 것입니다.
https://youtu.be/J8qqMLZPPTo?si=Bz6XXyNy0ooe-dGr